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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마스떼! 네팔8] ‘신들의 나라’에도 카지노가 있다

기사승인 2016.12.08  15:2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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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네팔에 가서 지내게 됐을 때 가장 익숙하지 않았던 게 밤 문화였다. 한국에서는 밤 늦게까지 불을 밝히고 장사를 하는 음식점이나 술집들도 많고, 놀이 시설도 종종 야간 개장을 한다. 거기다 24시간 영업하는 편의점들도 수두룩하다.

하지만 네팔에는 제대로 된 밤문화가 없다. 저녁이 되면 다들 집에 가기 바쁘고, 일단 집에 가면 밖으로 나오는 일이 거의 없다. 심지어 여행자들의 거리 터멜에서는 24시간 영업이 가능하지만 여전히 밤 9시가 넘으면 문을 연 음식점이나 가게를 찾기 어렵다. 이런 네팔에서 유일하게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이 있다. 바로 카지노다.

현재 카트만두 시내에서 영업 중인 카지노는 모두 4개다. 모두 4~5성급 호텔 안에 있는데, 작년 대지진 이후 문을 닫았다가 최근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작년말 지인과 함께 처음 네팔의 카지노를 가봤다. 이 때 문을 연 카지노는 라짐팟 (Lazimpat)에 있는 상그리라 호텔 부속 밀리어네어스 클럽 (Millionaire’s Club) 뿐이었다. 고스톱의 기본 규칙도 모르고 겜블링에 흥미를 느껴본 적도 없던 내가 카지노라니!

카지노마다 다르긴 하지만, 밀리어네어스 클럽에서는 신분증을 보여주고 등록을 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다. 내국인 입장 제한은 없었다. 입구에서 등록을 한 뒤, 라스베가스나 마카오에 있는 카지노를 상상하며 들어섰는데, 일단 그 규모에 살짝 실망했다. 그래도 카지노는 카지노. 슬롯머신도 보이고, 룰렛, 블랙잭, 쓰리카드, 바카라 테이블도 보였다. 테이블마다 딜러들과 게임에 열중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어떤 이들은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었고, 어떤 이들은 주변 사람들과 얘기를 주고 받으며 즐기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게임 규칙도 잘 모르거니와 베팅할 자신도 없었기 때문에, 아는 사람들 테이블에 앉아서 딜러들의 바쁘게 돌아가는 손이나 남들 게임하는 것을 구경하는 게 고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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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카지노는 다른 나라의 카지노와 다른 점이 여럿 있다. 먼저, 네팔의 카지노에서는 각종 음료와 음식이 무한정 제공된다. 카지노의 한 쪽에 뷔페처럼 음식이 차려져 있어 덜어다 먹을 수도 있고, 게임 테이블에서는 웨이터들에게 요청하면 가져다 주기도 한다. 커피나 소프트 드링크 뿐 아니라 술도 공짜로 제공한다. 술 종류도 맥주, 위스키, 보드카 등 다양하다. 그래서 게임은 않더라도 밤 늦은 시간에 술을 한 잔 더 하고 싶은 사람들도 종종 카지노를 찾는다. 무료 식사 때문에 그 곳을 찾은 배낭여행객을 만난 적도 있다.

두 번째로 눈에 띄게 다른 점은 무대 공연이다. 네팔의 카지노에는 한 쪽에 무대가 마련되어 있고, 그 앞에 앉아서 무대 공연을 보며 식사도 하고 음료도 마실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무대에서는 네팔 전통 춤이나, 유행가에 맞춘 춤 공연이 저녁부터 자정까지 펼쳐진다.

그런데 이 공연을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아마추어들의 공연 같다는 것! 고등학교 때 축제에서 친구들이 하던 공연보다도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떤 무용수는 그렇게 열심히 허리와 엉덩이를 흔들어대며 춤을 추는데도 뱃살과 허리살이 상당했다. 물론 사리처럼 배와 허리를 드러내고 추는 춤은 마른 사람보다는 다소 통통한 사람이 더 매력적이긴 하다. 그렇지만 춤을 추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날씬하리라는 ‘편견’을 갖고 있던 나에게는 놀라운 모습이었다.

어떤 손님들은 무대의 공연이 맘에 들면 돈다발을 뿌리기도 한다. 다발이긴 하지만 소액권이라 그리 큰 돈은 아니다. 이렇게 돈을 뿌리는 이들은 거의 인도인들이었는데, 한 인도인은 게임은 하지 않고 무대 앞을 지키고 앉아서 공연 내내 돈을 뿌려댔다.

아는 이들을 따라 몇 번 다니다 보니 몇 가지 게임의 규칙을 알게 되었지만, 여전히 베팅할 자신은 없었고 공연을 보는 것이 더 재미있었다. 네팔에서는 카지노 규모가 작다 보니 손님들의 돈 씀씀이가 금방 눈에 들어온다. 역시 가장 큰 손님들은 중국인들이었는데, 하룻밤에도 수백만원씩 들고 와 게임을 하는 모습이 여럿 눈에 띄었다. 중국인들처럼 큰 돈을 가지고 오지는 않지만, 매일같이 오는 네팔인들도 있었다.

신들의 나라, 네팔에도 카지노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네팔에 가면, 한 번쯤 카지노에 들러 식사도 하고 공연을 보는 건 어떨까? 입장료가 없으니 하는 말이다. 물론 직접 도박을 하는 건 권하고 싶지 않다.


김설미 smkim@mediasoom.co.kr

<저작권자 © 미디어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김설미 기자 smkim@mediasoom.co.kr

오늘보다 내일이 나은 사람이 되기를 희망하며 세상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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