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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다이어리11] 쿠바에도 겨울은 있다

기사승인 2016.12.23  09:5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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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

“쿠바에도 겨울이 있어요?”
“그럼요. 11월 중순이 지나고 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질 때가 있거든요. 그게 겨울의 시작이에요.”
“에이, 25도 정도 가지고 무슨 겨울이라고….”
“모르는 소리 말아요. 얼마나 추운데. 그때쯤이면 우리도 월동준비를 해야 한다고요.”
“월동준비? 뭘 어떻게 하는데요? 설마 난로를 놓는 건 아닐 테고.”
“럼을 들여놓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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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 그게 월동장비라고?”
“그럼요. 추울 땐 럼을 마시면서 몸을 따끈하게 데우는 거지요.”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현지인과 진지하게 나눈 대화다. 쿠바는 적도와 가까워서 열대의 날씨를 보인다. 일조량도 풍부하다. 연평균 기온은 25도지만 겨울을 빼면 (우리의 기준으로) 무척 더운 편이다. 열대의 나라라고 날씨의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계절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처럼 계절의 변화가 뚜렷하고 겨울이 추운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어느 계절에 가도 덥기 때문에 실감을 못할 뿐이다. 지역 차이도 있다. 카리브 해와 마주한 남쪽 지역은 무덥고 햇볕이 강하며, 대서양을 바라보는 북쪽은 비교적 서늘하고 날씨 변화도 심하다.

쿠바의 날씨와 관련해서 나는 특별한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 11월 쿠바에 다녀왔는데, 가기 전에 오랫동안 몸이 아팠다. 증상은 감기몸살이 분명한데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낫지 않았다. 한 달 이상 심한 근육통과 무기력증, 추위에 시달렸다. 평소에 즐기던 술도 전혀 마시지 못할 정도였다. 병원을 무려 세 곳이나 갔는데 주사를 놓거나 약을 지어줄 뿐 특별한 처방이 없었다. 큰 병에 걸린 건 아닌가 싶어 은근히 두렵기도 했다. 그 상태로 여행을 떠난다는 게 겁이 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취소할 상황도 아니었다.

11월인데도 바다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12시가 가까운 한밤중이었다. 그런데도 공항 문을 밀고 나서자 생경한 열기가 훅! 하고 달려들었다. 못 견딜 정도로 무덥다는 느낌까지는 아니었지만, 겨울의 초입에서 느닷없이 공간이동을 한 상황으로는 꽤 더운 날씨였다. 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바로 숙소로 가서 ‘시차 극복용’ 술을 한 잔 마시고 잠들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서너 시간 자고 일어나니 몸이 거뜬한 것이었다. 오랫동안 몸 안에 기생하던 통증과 한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곰곰 생각한 끝에 나름대로 얻은 결론은 극단적인 기온 차이가 ‘범인’이라는 것이었다. 지난겨울 캠핑카를 타고 북유럽을 한 달 동안 떠돌면서 몸 깊이 한기가 들은 게 분명했다. 그것도 뼛속까지 얼리는 한기였다. 봄, 여름, 가을까지는 잠복해 있어서 몰랐는데 찬바람이 다시 부니, 숨어있던 한기가 다시 고개를 든 것이 아닐까. 그 탓에 계속 춥고 아프다가 뜨거운 나라에서 몇 시간을 보내고 나니 한기가 녹아버린 것이었다. 물론 혼자 내린 결론이기 때문에 의학적 근거는 없다. 하지만 그 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쿠바 날씨와 관련해서 네이버 지식인에서 이런 재미있는 문답을 발견했다.
질문자 “1년 동안의 쿠바 날씨 좀 알려주세요.”
답변자 “쿠바는요. 1년 동안 다 여름이에요. 그럼 수고하세요.
위 답변은 질문자에 의해 채택되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질문자 “좋은 답변 감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1년 내내 여름이라는 답변이 ‘많은 도움이 될’ 정도로 쿠바의 날씨는 뜨겁다. 하지만 위의 답변처럼 1년 내내 여름은 아니다. 정확한 경계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계절을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겨울이 시작되는 11월부터는 쿠바의 건기가 시작된다. 이 건기는 2월까지 계속되는데 낮에는 덥고 밤과 아침저녁에는 서하다. 12~15시의 햇볕이 강한 시간 외에는 20도 안팎의 기온을 보인다. 이 계절은 여행자들이 많이 쿠바를 찾는다. 얇은 점퍼와 같이 서늘할 때 걸쳐 입을 수 있는 옷을 준비하는 게 좋다.

절기상 초겨울에도 농사일을 하고 있다.

2월부터 5월까지는 기온이 점차 올라간다. 햇볕이 강한 낮에는 바다에 들어갈 만하기 때문에 수영복을 갖고 가면 유용하다. 보통은 반팔 티셔츠로 충분하지만 날씨가 변덕을 부릴 것에 대비해서, 역시 얇은 점퍼 같은 것을 준비하는 게 좋다. 5월부터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5월 이후에는 비가 잦아진다. 우기에 내리는 비는 양이 많기 때문에 우산이 있어도 무용지물이기 십상이다. 비가 쏟아지면 건물 내부 등으로 피하는 게 좋다. 비가 그치고 나면 금방 더워진다. 7월 중순에서 9월초까지는 살인적이라고 할 만한 더위가 지속된다. 8월까지는 비도 자주 온다. 9월 중순에서 11월 초까지는 가을이라고 할 수 있다. 11월초부터 기온이 조금씩 낮아지면서 낮에는 땡볕이 내리 쪼이고 저녁에는 선선한 날이 시작된다.

구름 낀 하늘

쿠바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 중 하나가 날씨다. 쿠바의 날씨만큼은 캐리어의 무게를 덜어준다. 두꺼운 옷을 가지고 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반팔셔츠와 반바지를 가지고 가는 게 좋다. 나는 샌들까지 챙겨 갔는데, 굉장히 유용한 편이었다. 캐리어가 넉넉하다면 우산을 가지고 가도 되지만 건기에는 특별히 쓸 일이 없다. 아참! 햇볕이 강하기 때문에 모자와 선글라스는 꼭 준비하는 게 좋다.


이호준 sagang@mediasoo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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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시인.여행작가.칼럼리스트 sagang@mediasoom.co.kr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한 지중해를 걷다><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안부><자작나무 숲으로 간 당신에게> <나를 치유하는 여행> 등의 여행서, 산문집과 캘리그래피 시집 <사랑은 저 홀로 아름답고>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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