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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쓰는 편지] 마이산의 변신

기사승인 2017.10.06  13: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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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남쪽 약 3㎞ 지점에 있는 두 암봉으로 이뤄진 산. 마이산에 대한 설명입니다. 마이산은 전북 진안을 상징하는 산입니다. 랜드마크라고도 할 수 있지요. 동봉(수마이봉)과 서봉(암마이봉)으로 나눠져 있는데요. 조선 태조 이성계가 호남에서 무술을 연마할 때 두 봉우리의 모양이 말의 귀와 비슷하다 하여 마이(馬耳)라 이름 지었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마이산은 계절에 따라서 여러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봄에는 두 봉우리가 쌍돛배 같다 하여 돛대봉이라고 하고, 여름에는 용의 뿔처럼 보인다 하여 용각봉(龍角峰), 가을에는 단풍 든 모습이 말 귀처럼 보인다 해서 마이봉이라고 부릅니다. 겨울에는 눈이 쌓이지 않아서 먹물을 찍은 붓끝처럼 보인다 해서 문필봉(文筆峰)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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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계절 따라 달리 보이는 마이산보다는, 방향에 따라 달리 보이는 마이산이 더 신기했습니다. 보통은 수마이산 암마이산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기억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또 다른 모습의 마이산도 많이 있습니다. 탑영제에서 보는 마이산 마이탑사에서 보는 마이산… 모두 달라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사진 찍기에 좋다는 ‘포토존’도 여럿 있습니다. 마이산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몇 곳을 정해놓은 것이지요. 예를 들면 농업기술센터 포토존, 부귀산 포토존, 반월제 포토존, 사양제 포토존, 마이산휴게소 포토존 등이 그것입니다. 보통은 마이산 안으로 들어가서 마이산을 보고 오지만 진정으로 마이산의 모습을 즐기려는 사람들은 마이산을 벗어나 먼 곳에서 바라보는 셈입니다.

제가 찾아갔던 곳은 농업기술센터 포토존이었습니다. 진안읍 진무로에 있는데요. 그곳에 도착하자마다 신음을 삼키기에 바빴습니다. 아! 세상에 이런 풍경도 있구나. 그곳에서는 수마이봉만 보였습니다. 평지 한 가운데에 우뚝 솟은 봉우리 하나. 누구는 젖무덤 같다고 하고 누구는 붓을 세워놓은 것 같다고 하고 누구는 남성의 성기 같다고 했습니다. 무엇이든 각자의 눈으로 보는 것이겠지요. 그 봉우리 뒤로 지는 태양은 하늘에 온갖 문양을 만들어놓고 있었습니다. 하늘이 용광로처럼 부글거리며 끓는 것 같기도 하고, 온통 금을 뿌려놓은 것 같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런 풍경은 문자로 묘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사진 한 장을 들이미는 게 훨씬 나을 때가 있습니다.

감동 속에서도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러나야 제대로 보이는 것들. 사람과 사람 사이도 그렇겠지요. 너무 가까이 있으면 그 사람이 보이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또 하나 어떤 방향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극단적으로 달라지는 풍경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같은 산인데도 어쩌면 방향이 바뀌었다고 그렇게 달라 보일 수 있을까요? 우리는 늘 본질이 아닌 잠깐 보여지는 것, 혹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사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좀 더 많이 보려고 노력할수록 실체에 가까워지겠지요. 산 하나도 스승입니다.


이호준 sagang@mediasoom.co.kr

<저작권자 © 미디어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호준 /시인.여행작가.칼럼리스트 sagang@mediasoom.co.kr

<사라져가는 것들 잊혀져가는 것들><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한 지중해를 걷다><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안부><자작나무 숲으로 간 당신에게> <나를 치유하는 여행> 등의 여행서, 산문집과 캘리그래피 시집 <사랑은 저 홀로 아름답고>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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