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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 폐쇄' 청와대 청원 2위…패륜 온상 vs 표현 자유

기사승인 2017.10.22  21: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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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성의식을 전파하고 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선동하는 등 사회적 문제로 자리잡은 지 오래인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를 폐쇄하자는 청원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라왔다.

청원을 올린 글쓴이는 "유익한 정보도 있겠지만 단체로 모여 범죄모의를 하고 고인을 모독해 논란을 일으키는 페이지는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명절 시즌에는 '사촌'이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몰카 관련 게시글과 이를 희롱하는 댓글들이 수두룩하다"고 주장했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쳐)

사회적 해악이 큰 혐오 표현에 대해서는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는 반론도 적지 않아 향후 '일베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일간베스트' 사이트를 폐지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있다. 일반 국민들이 직접 청와대에 청원을 하는 이유는 각 부처 장관이나 대통령 수석비서관, 특별보좌관 등이 물음에 답을 해 주기 때문이다. 최근 조국 민정수석과 김수현 사회수석이 '소년법 폐지'에 대해 첫 답변을 내놓은 바 있다.

추석 연휴인 지난 5일 올라온 이 청원에 참여한 인원 수는 약 4만명 수준으로 다음달 4일 마감을 앞두고 있어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넘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여성징병제'(약 8만2400명)에 이어 추천수 2위에 오르는 등 베스트 청원 목록에 포함돼 일베 폐쇄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글쓴이는 "유익한 정보도 있겠지만 단체로 모여 범죄 모의를 하고 고인을 모독해 논란을 일으키는 페이지는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명절 시즌에는 '사촌'이라는 단어만 검색해도 몰래카메라(몰카) 관련 게시글과 이를 희롱하는 댓글들이 수두룩하다"고 비판했다.

일베가 문제가 되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성별이나 지역 등에 따라 특정집단을 차별하고 비하하는 표현이 범람한다는 점이 일베에 대한 강력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근거다. 사회 구성원들을 조롱하거나 혐오하는 행위를 조장하는 것까지 표현의 자유 영역으로 봐 줄 수는 없다는 얘기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차별·비하 관련 시정요구 건수는 2011년 4건에서 지난해 7월 기준 1352건으로 300배 이상 폭증했다.

이 가운데 최근 5년간 시정요구를 가장 많이 받은 사이트를 살펴보면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등 이용자 수가 압도적인 대형 포털사이트를 제치고 일베가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디시인사이드였다.

일베 등은 회원가입 등의 절차 없이도 게시물을 자유롭게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가치관과 세계관이 자리잡는 시기인 청소년기에 일베에 노출되면 여러모로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어 일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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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의원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해 방심위가 심의 규정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며 "청소년 보호를 위해서라도 일베 등에 대해 반드시 청소년유해매체 지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베의 특정 게시글이 실정법을 위반할 경우 처벌할 수는 있어도 사이트 자체를 폐쇄하는 건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사이트를 폐쇄해 아예 표현하지 못하게 할 것이 아니라 표현 행위에 문제가 되면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을 찾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폐쇄된 음란물 사이트 '소라넷'과는 경우가 다르다는 것이 권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소라넷은 실질적으로 음란물을 올리고 관리하는 책임이 운영진에 있다는 점이 드러났고 방조 및 직접가담 행위자를 처벌하기 위해 차단됐다"며 "일베 운영진의 범법행위 정도를 규명해야 폐쇄를 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동섭 한양대 미디어커뮤니테이션학과 교수 역시 "헌법에서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아예 막을 것이 아니라 개인 및 사회가 침해당한 이익과, 보호하고자 하는 표현의 자유를 놓고 이익형량을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베에 우리 사회의 보편적 상식이나 규범과 어긋나는 게시물이 많다고 해도 공권력을 동원해 강제로 없애는 것은 건강한 표현의 자유마저 침해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한 교수는 "역사를 통틀어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합리성에 반하는 논의는 있어왔지만 이를 문명사회가 얼마나 차분하게 대응해 계도하느냐가 중요하다"며 "강제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 한다면 자신의 표현도 누군가에 의해 침해당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편집국 editor@mediasoom.co.kr

<저작권자 © 미디어숨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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